감동영화3 더 드리프트 영화(고립, 생존 의지, 오로라) 혼자 여행을 갔다가 휴대폰 배터리가 완전히 방전된 적 있으신가요? 저는 그 몇 시간이 얼마나 불안하고 무력했는지 아직도 기억합니다. 그런데 영화 속 주인공 에밀리는 망망한 북극 얼음 위에서 며칠을 버텨야 했습니다. 그 장면들이 단순한 스펙터클이 아니라 실제 공포처럼 느껴졌던 이유, 지금 풀어보겠습니다. 극한의 고립 속에서 인간은 무엇으로 버티는가화보 촬영 중 사고로 거대한 유빙 위에 홀로 남겨진 피겨 스케이터 에밀리. 여기서 유빙(流氷, drift ice)이란 바다 위를 자유롭게 떠다니는 얼음 덩어리를 말합니다. 조류와 바람에 따라 방향도 속도도 예측할 수 없다는 점에서, 에밀리가 처한 상황은 구조대가 위치를 특정하기 극도로 어려운 환경이었습니다. 부서진 휴대폰, 마실 물 한 모금 없는 상황. 에밀리는 .. 2026. 6. 12. 플레닛 영화 (재난 서사, 부녀 관계, 감정 구조) 부모님과 크게 다툰 적이 있다면, 그 이후 한동안 '어차피 나를 이해 못 하는 사람'이라고 선을 그어본 경험이 있을 겁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그래서인지 러시아 재난 영화 《플레닛》을 보면서 내내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불편함이 불쾌함이 아니라, 오래된 감정이 건드려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재난 서사가 감정 드라마의 외피로 작동하는 방식《플레닛》은 소행성 군집이 지구와 충돌하는 대형 재난을 배경으로 삼습니다. 하지만 영화의 무게중심은 물리적 재난보다 인물 내면의 상처에 있습니다. 이 구조를 영화 서사론에서는 이중 플롯(dual plot)이라고 부릅니다. 여기서 이중 플롯이란 외부 사건(재난)과 내부 갈등(관계 회복)이 동시에 진행되며 서로를 강화하는 서사 방식을 말합니다. 재난이 고조될수록 인물의 감정도 함께.. 2026. 6. 10. 세션 영화 (담백한 사랑, 성치료, 장애인 성) 장애인에게 성(性)은 존재하지 않는 욕구일까요? 이 질문을 처음 떠올렸을 때 저도 잠깐 멈칫했습니다. 그런데 영화 세션을 보고 나서 그 생각이 완전히 뒤집혔습니다. 얼굴과 일부 신체만 움직일 수 있는 남자가 사랑을 꿈꾼다는 이야기. 자극적으로 들리지만, 실제로는 가장 평범한 인간의 이야기였습니다. 담백한 사랑 — 이 영화가 다른 이유혹시 "장애인 영화"라는 단어를 들으면 자동으로 눈물부터 예상하시지 않나요? 저도 처음엔 그랬습니다. 그런데 영화 세션은 시작부터 끝까지 억지 감동을 전혀 만들어내지 않습니다. 이 부분이 저를 가장 놀라게 했습니다. 주인공 마크 오브라이언은 소아마비 후유증으로 인해 호흡 보조기(iron lung) 없이는 몇 시간도 버티기 어려운 상태입니다. 여기서 호흡 보조기란 흉근 마비 환.. 2026. 6. 9. 이전 1 다음